전공이 이공계인지라 가끔 기술이 이렇게 발전하다보면 사람이 굳이 해야할 일이 뭐가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그리고 만약 정말로 인공 지능이라는 것이 더 발전한다면 인력 시장에서 한 사람의 가치는 어떤 식으로 결정될 것인가 궁금해진다. 가령 옛날에는 은행 창구 직원이 빨리 구좌를 계설하고 각종 업무를 처리하는 것이 '능력'으로 여겨지던 때가 있었는데 온라인으로 많은 것이 해결되는 요즘에는 어떤 은행원들이 훌륭한 은행원들인것일까. 혹은 은행원이라는 직업자체가 더이상 없어도 되는 직업이 되어버린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내 추측에 기술은 곧 많은 사람의 기술을 습득하고 많은 이들의 직장을 가로챌듯 하다. (좀 비관적인 견해라고 생각될 수 있겠으나 인류의 역사를 보면 직업은 생기고 없어지고 했었다.) 그러나 그 발전과정에서 한 가지 장애물을 만날 것으로 예상된다.  그 것은 바로 기계가 자발적으로 할 일을 발견하고 해결책을 만들어 낼 수 있냐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즉 비판적 혹은 창의적 사고가 아닐까 한다. 기계는 여전히 인간이 문제를 정확히 정의해주고 해결책을 제시해주는데 의존한다. 기계는 어떤 사업 기회가 존재하는지 어떤 연구 결과가 중요한지 판단하지 못한다. 기계가 가진 지능은 여전히 인간의 지능에 심각하게 의존해있기 때문이다.

즉 사람이 창의적으로 의문을 제시하고 해결책을 찾아가는 이상 그 능력을 기계가 할 수 있도록 만들 수 없는 이상 여전히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일은 없어지지 않을것이다. 요즘 박사공부를 하면서 뼈저리게 느끼는 점이다. 어떤 사람이 연구자로서 혹은 리더로서 가치가 있는 이유는 독립적이고 창의적인 사고를 하고 이를 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생각하는 것으로 끝나서도 곤란하다.  아무리 멋진 아이디어가 있어도 한 사람의 머릿속에서만 머물러서야 세상이 변할 수 없으니 말이다.

내가 오래 살고싶은 이유중에 하나가 아마 얼마나 사람의 생활이 기술에 의해 변하는지 보고싶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하겠다. 몇몇 공상 과학물에서 처럼 기계는 독립적인 존재로 진화할 것인가? 이런 상황에서 나는 어떤 사람으로 살아갈 것인가? 지켜보면 재미있는 일들은 많이 벌어질듯하다.


카테고리 없음 l 2010. 12. 18. 0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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