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compassion meditation수업을 듣고있다.
아무리 인간 말종이라도 같은 인류의 구성원으로 연민을 가지고 그/녀가 고통에서 벗어나길 기원할 수 있다는 그런 취지에서 시작된 명상연습이다. 즉 명상을 통해 만인에게 연민을 갖는 법을 배우는 것이다. 여기서 자주 강조되는 것이 모든 사람은 고통을 피하길 원하고 행복해지길 원한다. 이런 근원적 염원은 모든 이들이 공통적으로 지니고 있는 것이므로 내가 나의 염원을 간절히 여기면 남의 염원이 당사자에게도 간절하다는 것을 인식하고 그 희망을 이루지 못할 때 느끼는 고통은 모두 같다는 것이다.

수업 중에 내가 생각하기에 가장 동정하기 어려운 사람을 꼽아서 연민을 느낄 수 있는 근거를 찾아보는 연습을 했다. 내가 고른 사람은 작년인가 오스트리아에서 딸을 지하에 가둬놓고 강간하다 잡힌 아저씨 ㅡ,ㅡ;;; 아... 이 아저씨 왜 골랐나 몰라. 사실 나는 이 아저씨 얘기들었을 때 이런 사람은 사형 당해도 나는 그렇게 연민을 느낄 것같지 않은 그런 사람이었다. ㅡ,ㅡ;; 여튼. 연습 중에 이 사람이 고통 받고 있느냐는 질문이 있는데, 뭐.. 제정신이 아닌걸로 보아 정신병이 아닐까라는 의심을 할 수 있고 이런 징후는 본인이 극심한 심리적 상처/불안이 있어 생겼을 수도 있으므로 고통 받고 있을 것이라 상상할 수 있겠다. 그리고 이사람에게 눈에는 눈 이에는 이와 같은 논리로 고통을 가하는 것은 이 사람이 회개하는데도 도움이 되지 않고 장기적으로 봤을 때 피해자들에게 큰 도움을 줄 것같지 않다. 다만 더 많은 폭력을 만들어 낼따름이다. 그렇다면 당신은 이 사람이 고통에서 벗어나길 염원할 수 있을까? 아마도? 정말 쥐어짜내 생각해보면 만에 하나 이 아저씨가 회개하고 정신차려서 피해자인 가족들에게 잘하면 그냥 지금 형장의 이슬로 사라지는 것보다 좋은 미래를 만들 수 도 있긴하다. 죽으면 그냥 끝이지 않은가. 물론 이런 일이 일어날 확률은 아주 적을 것같은데 정확한 통계가 없으니 뭐라 말 못하겠다.

여튼 중요한건 우리 모두 비슷한 희망과 고통을 지니고 산다는 것. 그리고 이런 점이 서양/동양의 묺화적 차이가 가장 드러나는 곳이기도 하다. 동양은 개인을 전체의 구성원으로 인식 한다면 서양은 개인들이 모여서 전체를 이룬다는 그런 식이라고 해야하나. 동양에서 개인은 전체의 속성을 지는 일부지만 서양에서 전체는 개인들의 속성들을 모아만든 패치워크 같다고 해야하나. 그래서 방황하는 서양인들 혹은 서구화된 사람들은 주로 자신들의 정신적 공황에 대한 해결책을 동양의 문화에서 찾으려한다. 티벳 불교라던가 명상 요가 이런데서. 반대고 동양인들은 전체에 맞춰서 사느라 지긋지긋한 나머지 벗어나려하는 경우가 많아보이고.

나도 후자에 가까운 사람인지라 약간 떠돌아다녔던 경향이 없지 않은데 최근 결혼을 하고서 생각이 좀 변하는 것같기도 하다. 아님 생각이 변해서 결혼을 했거나. 나의 결혼은 전체를 위한 결혼은 절대 아니었다. 우리 신랑은 나와 같은 학교를 다녔다 빼고는 다른 문화의 사람이었고 나는 그의 배경을 사실 거의 모르는 상태로 결혼했으니. 그냥 내가 좋아서 한 일이었다고 생각하고 지금도 후회는 없다. 물론 다른 사람들도 본인들이 좋아서 했겠으나 보통은 (전세계적으로!) 비슷한 배경의 사람들이 만나서 하는 것같다. 그리고 결혼을 함으로써 더 많은 사회적 역할을 맞게 된다.

결혼한 사람들의 사회적 역할은 배우자/부모/노약자 부양자등 많다. 아마 지금 많은 사람들이 겪는 혼돈 중에 하나는 결혼할 때까지는 자기 마음데고 살다가 이제 어떤 제도에 입적함으로써 얻는 사회적 역할들에 적응하지 못해서 생긴다고 생각한다. 최근 읽고있는 committed by elizabeth gilbert 책에서도 그런 얘기가 잠깐나온다. 서구권에서 로맨틱하게 결혼하고서 깨지는 경우랑 hmong족같이 집단이 모여서 살고 결혼은 단지 해야할 일에 불과한 그런 곳을 대비하면서 말이다. 아마 한 쪽은 사람은 사회적 동물이라는 정의의 극단을 보여주고, 다른 한 쪽은 이제 먹고 살만하니 다른 형태의 '사회' 속에서 다른 이상을 추구하였으나 아직 생물학적으로나 사회적으로 진화가 덜 되어서 혼돈기에 있는 집단을 보여준다.

아마도 나도 그런 두 경향, 집단에 속하고 그 안에서 심리적 안적감을 찾으려는 경향 및 내가 원하는 나만의 무언가를 찾아 나만의 자리를 얻고자 하는 경향, 사이에서 왔다갔다 하고 있다고 본다. 이제까지 후자를 더 열심히 해왔으니 이제 전자를 원하고 있다는 생각도 들고.

결론은.... 명상해야겠다. 벌써 2일 빼먹었군 ㅡ,ㅡ;

카테고리 없음 l 2010. 11. 8. 02:52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최근에 받은 트랙백

카테고리

분류 전체보기 (445)

달력

«   2024/05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get rsstistory! Tistory Tistory 가입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