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여행에서 나의 역할 중에 하나는 주부이다. 물론 어떻게 보면 난 늘 주부이지만 결혼하고서 집한 일을 내가 모든걸 다하긴 처음인것같다. 매일 저녁밥하고 빨래하고 다행히 청소는 안한다. 나는 원래 살림에 별 소질 및 관심이 없어서 굶어죽지 않고 더럽게 살지 않으려 일을 하지 딱히 맛있는걸 하고 멋진 집을 가지려 집안일을 하지 않는다. 가령 내 동생은 어릴때 부터 맛있는걸  먹는 걸 좋아해서 심지어 못된 언니의 도시락 반찬을 만들어 주기까지 했다! 물론 지금 내 동생의 살림은 직장생활에 쪼들여 엉망인듯하지만 마음가짐은 나와 다른건 확실하다. 우리엄마도 내가 하는 음식들은 뭔가 맛이없어 보인다고 하셨는데 그나마 나가서 돈이라도 벌 수 있어서 다행이라는 생각이다. 옛날같았으면 집안일 못한다고 온갓 천대를 받았을 것아닌가 ㅡ,ㅡ;

물론 요즘 직장 생활을 관두고 대학원생 생활을 하는지라 시간을 마음데로 쓸 수 있어 좀 더 열심히 밥을 하고 있긴하다. 그런데 이곳에서는 내가 연구조차 안하고 있기때문에 모든 일을 도맞아 해야한다. 아니 뭐 안해도 되는데 뭔가 하게 된다. ㅡ,ㅡ; 가령 빨래도 굳이 빨래방가서 안해도 되는데 호텔의 세탁비는 무슨 개당으로 따진다. 셔츠하나 빨고 다려주는데 9유로달라고 한다. 미친 ㅡ,ㅡ;  속옷도 하나에 몇유로씩 받으면 어쩌자는거냐! 배보다 배꼽이 더 크다고... 그래서 오늘 2시간 발래방에 앉아서 발래가 되길 기다렸다. 빨래방에서 5유로 쓰고 세제 3유로 쓰고. 나의 대학원생 시급을 15유로로 치면 뭐 30유로의 임금이 들었다고 할 수있겠다. 시급을 쳐도 계산하면 이렇게 빠는게 더 싸다 ㅠ.ㅠ.

여기서는매일 장도 본다. 여기 음식이 맛이있는편이지만 음식에 까탈스런 신랑도 신랑이고 나도 매일 나가서 감자튀김먹긴 힘들어서, 결정적으로 비싸서!!!, 집에서 저녁은 첫날 빼고 매일해먹었다. 딱히 뭘할지 몰라서 소스 바꿔가며 파스타를 해먹는 중이다. 모 블로거님께서 친히 올려주신 조리법은 좋은 자료가 되었다. 이 분이 프랑스 계시는지라 사용하신 제료도 구하기도 쉬웠다. 다행히 맛있는 맥주들이 수퍼에 많아서 나쁘진 않다.

이렇게 관광객 + 주부 생활을 한 주 하고 났더니 뭔가 지리하다. 집안일도 열심히 하고 잘하면 마사 스튜어드같은 사람이 될 수도 있겠으나 나에게는 그런 야심도 재능도 없는것같다. 죽자매 1 의 말씀대로 나도 밖에서 돈을 벌어 오는게 뭔가 더 쉽게 가시적인 결과를 낼 수 있는 일인것같다. 돌아가면 연구 열심히 해서 좋은 직장을 잡아 오래오래 버텨야 겠다.

카테고리 없음 l 2010. 9. 3. 2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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