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간만에 유럽에 왔다. 물론 이렇게 말하면 유럽 되게 자주가는 사람같겠으나 인연이 없던 곳도 아니어서 왠지 한번 가고싶었다 스웨덴에 갔으면 더 감격이었겠으나 당장은 브뤼셀로 만족이다. 소위 베네룩스 삼국은 가본적이 없어서 살짝 기대도 했었다.

지금까지는 별일 없이 잘 지내고 있다. 물론 호텔을 한번 바꿔주시고 엘한의 비자가 single entry라서 터키 여행을 꽝내는 실수를 범하기도 했으나 뭐 예전에 가난한 학생으로 배낭 여행할 때보다는 훨씬더 편하게 다니는것같다. 요즘 내가 나이들었다는 생각이 들때는 금전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좀 더 여유가 있다고 느낄때다. 고로 이번 여행은 아마도 어릴때(?) 왔던 여행과는 다를 것같다는 생각을 하긴했다.

이것저것 이번엗 다시 와서 느끼게 된건 유럽도 세계화 물결속에서 각박해지고 있다는것? 그냥 어릴때 미국의 대안으로 생각했던 유럽이 알고보면 제국주의의 근원이었으며 대안을 제시하기는 커녕 같은 물쌀에 편승해 가고 있다는 느낌이다. 물론 여전히 소싯적 잘 만들어놓은 제도 덕에 중/하층 국민들이 아직 덜 고생하고 있다지만 유로출범 이후로 분위기는 많이 바뀐것같다. 스웨덴 및 북유럽도 예외는 아닌듯. 역시 부자들은 국제적으로 위험을 분산하면서 돈을 따라 전세계를 누비고 있으며 배우지 못했거나 부자가 아니거나 이래저래 기회가 없는 사람들은 본국에서 '대체가능한' 직업을 가지고들 근근히 살아가고 있다는 느낌이다.

또한 인종 문제는 미국보다 더 나을것도 없어서 아무리 똘레랑스를 외치던 프랑스 사람들도 요즘 헝가리 이민자 출신 대통령이 나라를 극우화 시키는 와중에서 사람들은 겉으로는 나몰라라 하는걸 보면 결국 이상을 지향하던 시절은 지났다는 느낌이다. 당장 브뤼셀에서 각종 식당 종업원 및 상점 직원들은 유색인종들이다. 스웨덴에서 미국에 처음 갔을때 히스페닉들만이 하층 서비스업종에서 일하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던 것처럼 여기도 인종의 구별이 거의 직업/사회적 지위의 구별과 비슷하게 이루어져있다. 물론 유럽 전반적으로 출산율이 줄어서 이민자들이 많아지긴 했지만 여전히 몇 세대는 더 지나야 인종문제가 해결되지 않을까 생각된다. 물론 미국을 보면 평생 해결안될 문제 같기도 하다.

무거운 주제를 벗어나 가벼운 주제로 넘어가자면 ㅎㅎㅎ
브뤼셀은 그닥 아름다운 도시는 아니다. 그냥 수도라 각종 박물관도 있고  grand place같은 유적들도 없진 않지만 도시 전체가 회생이다. 곳곳에 작은 공원들이 있긴하지만 최근 5년간 나무 많기로 유명한 교외에서 살다온 나에게는 그냥 그런도시같다. 스톡홀름같이 물이 있고 깔끔하고 색깔있는 건물들이 도시를 아기자기 하게 보이게 하지도 않으면서 파리와같은 영화도 없는 도시. 살인적인 물가에 익숙해지면 살면서 정들것같은 도시이긴하다. 음식은 나쁘진 않은데 비싼게 흠이랄 까나. 아래를 소문듣고서 먹고싶었던 마카롱과 커피를 마시는 나와 arbert arbertine 광장에 동상들. 브뤼셀에는 아주 옛날 동상들 아니면 뭔가 무거운 동상들을 많이 보는것같다. 고딕양식의 중앙광장을 비롯 뭔가 도시가 그리 밝은 분위기는 아니다. 나름 사람들로 하여금 삶과 죽음에 대해 생각하게 만드는 도시다. 첫날은 날씨도 흐려서 더했던듯.


신랑이 일하는 루벤은 유명한 대학도시다. 화려한 시청이 유명한데 브뤼셀 시청이랑 막상막하인듯하다. 루벤 시청 위, 브뤼셀 시청 아래. 마지막은 브뤼셀 스퀘어에 있던 시계. 15분에 종이 울리는데 아무 인형도 안 움직여줘서 살짝 실망스러웠다.



** 사진이 안올라간다!!!! 나머지는 미국가서 올리겠습니다. **
** 호텔 인터넷 구리다!!! 하루에 20유로 이상 받아먹으면서 ㅡ,ㅡ;;;**
** 9/2 드뎌!!! 사진 올렸습니다!

어제는 모든 가이들이 추천하는 악기 박물관에 갔다. 약자로  MIM.
각종 유럽 악기들과 약간의 아시아/아프리카 악기들이있다. 각 악기 앞에가면 그 악기로 연주되는 음악을 들을 수 있다. 헤드셋을 하나씩 줘서 악기 근처에가면 저저로 들린다! 마지막으로 작은 방에 각종 악기들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직접 보고 실험해보는 방이있는데 파이프 오르간 작고 투명하게 만들어서 가지고 놀게 해주는 장치는 최고였다.

이 박물관을 보고서 드는 생각은 역시 악기는 크게 세종류라는 것. 현악 관악 타악. 물론 피아노같은 건반 악기들이있긴한데 역시나 현악에 타악의 인터페이스를 단것이라고 해석하면 이게 다인듯하다. 성악은 관악의 일종이라 할 수 있겠다.

이 박물관은 사실 내용도 내용이지만 옥상에 있는 식당이 유명한 곳이다. 시내 전경이 한눈에 들어와서 그런데 문제는 이 도시의 전경이 그리 좋지 않다는 점?? 여튼 tartare는 맛있었고 유기농 맥주도 깔끔하게 잘 마셨다.



덧붙여... 테니스 얘기...
유로스포츠에서 다행히 거의 하루 죙일 usopen을 중계해줘서 아침저녁으로 열심히 보고있는데
아.. 조코비치 정말 못친다. ㅡ,ㅡ 어쩌다가 저녀석이 3위인것이냐 ㅡ,ㅡ;  얀코비치도 그렇고. (물론 특별히 세르비아에 적의가 있는건아니다. 어제 오늘 이 사람들 경기를 봐서 그런것.) 물론 내가 말하긴 쉽지만 정말 요즘 페더러와 세레나를 빼고는 다들 실망스럽다. 페더러마저 라고 말할때도 없진 않았으나 그래도 매년 그랜드 슬램 하나씩은 이겨주고 계시니 그나마 덜 실망스럽다고 해야하나. 뭐 이런 현상을 다르게 말하자면 모든 사람에게 해뜰날이 있고 챔피언도 언젠가 지므로 다들 열심히 하면 나도 할 수 있다는 희망의 메시지로 해석할 수도 있긴하겠다. ㅋㅋ


 
카테고리 없음 l 2010. 9. 1.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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