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올해 여름 목표는 연구의 기반을 잡는 것이었는데
어느덧 내 생일마져 지나고 이제 한 달 즈음 남은 것같다.
물론 연구는 아직 해매고 있는 중이다 ㅡ,ㅡ;

이것저것 글 쓸 꺼리도 없지 않았는데
블로그마저 방치해 놓은걸 보면
참 나는 더 게을러졌다는 생각밖에 안든다.
아니면 다시 될데로 되라 모드이거나.

어제 별 생각없이 보기 시작한 테니스 경기에서
인간 극장 한편을 보았다.

쿠즈네쏘바는 은근 마음에 드는 선수였으나 2009년 프렌치 오픈을 이기고서
쭉 내리막을 걸었다. 3위었다가 20위 밖으로 밀려났으니 할 말 다했다.
심리적 압박감도 장난이 아니었던것같다.

어제 결승전은 2세트 까지 쿠즈네쏘바가 압도적이었다. 라드완스카와는 확실히 힘과 체력면에서 상대가 달랐다. 물론 경기 수준도. 그래서 2세트 타이 브레이커 전에 경기가 끝날줄 알았다. 벌써 게임 스코어에서 앞서고 있었고 서브를 넣을 순서였기 때문이다. 그런데 왠걸 쿠즈네쏘바가 얼어버렸다. 멧치 포인트에서 더블 폴트를 2번이나 하지 않나 (살짝 나간것도 아니고 어이없게 많이 ㅡ,ㅡ;;;) 보던 내가 짜증이 나기 시작했다.

그렇게 2세트가 끝나고 화장실에 오랬동안 다녀온 쿠즈네쏘바.
옷을 갈아입었다. 전직 프로였던 해설자 말로는 눈물도 몇방울 흘리고 나왔을 거란다.
이런 상황에서는 어찌해야하는가?
18년 동안 테니스를 쳐왔던 그녀. 옛날에 만만하게 찍어누르던 여전히 본인보다 약한 상대방과의 게임을 수 차례 기회가 있었음에도 끝내지 못했다면 무슨 생각이 들까?
그런 상태에서 한 세트를 더 쳐야되다니...

해설자 말로는 이런 순간 할 수 있는 일은 하나 밖에 없다고 한다.
정신 차리고 집중해서 경기에 임하는 것. ( 정확히 regroup oneself라고 했다.)
여전히 기회가 있다고 생각하고 이길 생각을 해햐한다는것.

아마 쿠즈네쏘바도 이를 알고 있었나 보다.
결국 마지막 세트를 밀리면서 시작했으나 마무리 잘하고 우승컵을 손에 쥐었다.


요즘 하는 일에 Fourier Transform을 써야하는 일이 있는데
이건 거의 전자과에 아주 기초 과목으로 듣는 이론이다.
지난 주부터 별로 어려워보이지 않는듯한 문제를 붙잡고 거의 1주일간 씨름을 햇더니
쿠즈네쏘바의 게임이 남의 일 같지 않더라.

자세한 기사는 여기로
http://articles.latimes.com/2010/aug/08/sports/la-sp-0809-lacosta-tennis-20100809

나도 지금 그래도 할 수 있는 일은 문제를 초심으로 다시 풀어보는 수 밖에 없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겠다. 그냥 포기 할 순 없으니...


카테고리 없음 l 2010. 8. 10. 1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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