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아이라는 건 내겐 참 생소한 개념이다.
나는 아이를 하나의 사물로 취급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때가 있다.
내가 낳은 나의 소중한 아이라기보다는
세상에 어디선가 태어날 아이인데 어떻게 보니 나한테 태어난 아이라는 생각이랄까
다른 아이들과 다를게 없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더 강하다.
이런 사고방식으로 나의 유아 교육은 무심한 방향으로 흘러갈 확률이 높다.

요즘 몸이 고생을 하면서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이 걸 다 버티고 사는지 궁금해졌다.
아마 이런 시점에 가장 도움이 되는 생각은 고생끝에 낙이 있다 일것이다.
나의 아이는 세상 누구보다 소중하고 사랑스러울 것이라는 기대랄까...
나는 딱히 아이들을 좋아하는 사람으 아니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나는 아이를 길러 보고싶었다.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의 삶을 내 삶같이 같이 할 수 있을지 궁금했다. 물론 지금 남편의 삶도 나의 삶의 큰 일부지만 그는 당장 내가 없어져도 혼자 못살 사람은 아니다. 즉 나의 아이보다는 나한테 많이 기대 있지 않은 사람이다.
나의 아이는 좋던 싫던 근 20년을 동고동락해야할 것이고
책임감때문이라도 내칠 수 없는 사람일것이다.
게다가 나는 그 사람이 온전한 개인으로 성장했을 때 자신이 살고 싶은 삶을 살 수 있는 사람이길 바란다. 그렇게 도와줘야 할 사람이다. 그런 결혼보다 좀 더 뼈를 박아 넣은 관계라고 할까...
그런 관계가 어떤 관계인지 궁금했다. 그리고 내가 그런 사람을 길러낼 수 있을지도...

물론 나에게는 부모님이 계신다. 그러나 부모자식 관계는 방향이 없지 않은 관계인지라
나는 늘 한쪽에서 같은 역할을 하면서 살아왔다.
자식으로서 나는 부모님에게서 독립하고 싶었다. 그래서인지 나는 부모님과 나름 거리를 두고 살아왔는데 내가 그 반대 입장이 되면 어떨지 궁금하다. 내 자식도 나같은 아이로 클 것인지도.

결국 나는 왜 내 아이를 가지고 싶어 했는가?
호기심의 결과라고 해야할까...
안해보고 후회하는 것보다 해보고 후회하자는 내 사고방식탓일까.
아니면 전혀 다른 내가 내 안에 살고 있는지 알아보고 싶어였을까.

오늘 나의 임신 축하해주는 사람들을 보면서
나도 좀 더 나의 아이를 소중한 생명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카테고리 없음 l 2012. 2. 25. 1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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